밤에 커피를 마시면 잠을 못 잔다는 속설의 재검토

대부분의 사람들은 "밤에 커피를 마시면 잠을 못 잔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속설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노년 여성의 경우 오히려 카페인이 수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연구의 배경과 목적

이번 연구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 건강과학과의 마그릿 올토프 교수팀이 주도하여, 61세에서 101세까지의 노인 1256명을 대상으로 커피 섭취와 수면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담고 있습니다. 연구 참여자들은 남성 587명, 여성 669명으로 구성되었으며, 이들의 카페인 섭취량과 수면의 질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졌습니다.

남녀별 수면 장애와 카페인 섭취의 상관관계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이 7시간 미만인 비율이 17%로 여성의 26.3%보다 낮았습니다. 또한, 수면 유지에 어려움을 겪거나 아침에 너무 일찍 깨어나는 등의 수면 장애를 경험한 비율도 여성(43.4%)이 남성(25.7%)보다 높았습니다. 카페인 섭취량은 남성(평균 286㎎)이 여성(평균 244㎎)보다 많았지만, 이들이 겪는 수면 장애의 정도는 다소 차이가 있었습니다.

특히, 카페인을 피한 노년 여성들은 카페인을 섭취한 여성들보다 수면 장애를 더 많이 경험했으며, 수면 부족 위험도 2.3배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노년 여성에게 카페인이 오히려 수면을 개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카페인과 수면의 복합적 관계

카페인은 일반적으로 수면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억제하여 잠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잠에 들기 약 6시간 전부터 카페인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합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노년층에서 카페인이 반드시 수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오히려 일부 여성들에게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존 연구와의 비교

카페인에 대한 연구는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졌으며, 카페인이 심혈관 질환, 당뇨병,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의 발병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습니다. 또한, 카페인이 포함된 커피에는 항산화 성분이 많아 비만, 우울증, 만성 간 질환, 심부전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노년층의 카페인 섭취와 수면 건강 사이의 관계를 최초로 구체적으로 분석한 연구로서, 기존 연구와는 다른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카페인 민감도의 개인차와 유전적 요인

연구팀은 카페인 민감도는 개인마다 상당한 차이가 있으며, 이는 유전적 요인에 의해 크게 좌우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카페인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특히 노년 여성에게는 카페인이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결론 및 시사점

이번 연구는 우리가 흔히 믿고 있는 카페인과 수면에 대한 상식을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특히, 노년층의 경우 단순히 카페인을 피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닐 수 있으며, 개인의 카페인 민감도와 유전적 특성을 고려한 섭취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노년층의 수면 건강 관리에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할 수 있으며, 카페인 섭취에 대한 보다 세심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앞으로도 카페인과 수면의 관계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며, 이번 연구 결과가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한 정보로 활용되기를 바랍니다.

출처 : https://www.chosun.com/medical/2024/05/22/4AIMDG3CL5DA7BEMA3W7KQCL7E/